장학생 스토리그램 #3
서장재 장학생들이 장학금 지원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꿈을 이루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은 장학생 스토리그램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고취하고
합당한 예우를 하기 위해 후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들은 선조들이 남긴 위대한 발자취들을 기리며
자긍심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독립유공자 후손 양지선 장학생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선조들을 사랑하고 기리는지 함께 보실까요?
알몸으로 목욕탕을 뛰쳐나가 독립자금을 번 나의 조상
저는 저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독립유공자 후손임을 밝히게 됐을 때 주변에서 부러워하며 칭찬을 하면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와닿지 않았고 민망하기까지 했습니다.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고, 너무 머나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전혀 먼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장학금 자격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대손인지 찾아봤을 때 외증손녀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찾아보니 저의 고조할아버지 최중식께서는 한국사 공부 등을 통해 익히 잘 알고 있었던 파리장서의 주도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증조할아버지 최명용께서도 3.1 운동을 이어나가셨습니다. 옥고를 치르셨지만 굴하지 않고 월간 잡지 <인도>를 발간해 청년들의 배일 정신을 기르는 데 힘쓰셨습니다. 그리고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이시영의 조카 이규준과 연락하며 독립군의 군자금 모집에 힘쓰셨다고 합니다. 독립운동자금 모금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목욕탕에서 논의하는 동지들에게 정신만 제대로 박히면 못할 게 없다며 알몸으로 목욕탕 건너편의 하얼빈역에 뛰어나가 신사의 장화를 닦아 은화를 받아낸 일화를 보면 얼마나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유언 ‘나라를 위해 당연한 도리를 한 것이니 혜택을 받지 말라'를 통해서도 그저 옳기 때문에 자신의 전 재산을 나라에 바친 할아버지의 신념이 얼마나 곧고 강인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워하셨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강인하고 멋있는 저의 고조, 증조할아버지의 외증손녀인 제가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하는 것이 죄송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들을 존경하고 외증손녀다운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치과위생사가 되고자 했던 단순한 목표는 이번 장학금을 통해 옳은 것에 신념을 가지고 봉사하는 치과위생사가 되는 것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긍심을 가지고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 학업에 더욱 열중하는 지난 학기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한 번도 누군가의 자랑이 되어본 적 없던 저이기에 이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독립운동 이야기가 나올 때면 우리 고조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가 얼마나 멋있는 분이셨는지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독립유공자 후손이어서 자랑스럽다고 얘기할 것입니다.